(자작소설) 그대의 운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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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2년 7월 22일 아침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쇤브룬 궁전

 

 날씨는 화창하며 열린 창 너머로 새들의 울음 소리와 햇살이 비친다.

 

 어느 한 사내가 침대에 누워있다.

 

 햇살의 따스함을 느끼고 있던 그는 주위를 둘러본다.

 

 그곳엔 그를 시중드는 하인 하나가 있을 뿐이다.

 

 그는 약간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하인이 대답하길

 

 "날씨가 이렇게 좋은 것을 보니, 전하의 쾌차를 알리는 주님의 계시인게 분명합니다."

 

 그는 웃음을 터트리며

 

 "아쉽게도, 신께선 나에게 아무런 계획도 가지고 계시지 않다네..."

 

 그렇게 말하며 그는 열린 창 너머로 밖을 본다.

 

 "이렇게 있으니..옛날 생각이 나는군..."

 

 그의 눈은 감기며 하인은 조용히 방을 빠져나간다.

 

 

 

 1815년 6월 18일 밤

 

 방 안에서 한 여인이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그녀는 마리 루이즈.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의 황후이자 2번째 아내이며,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의 딸.

 

 그녀는 누군가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있었다.

 

 "나는 더이상 나폴레옹의 아내가 아님을 밝히는 바에요.그 폭군은 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그가 귀환한 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었어요.이제 그 볼품없는 돼지가 한낱 고깃덩어리로 변하는건 시간 문제에요.그의 비천한 가족들과 살인자들의 나라 프랑스에서 벗어나는 건 나에게 있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에요.지금의 나는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고 있어요.물론 그 생활엔 로마왕이 포함되진 않지만요.그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고 나폴레옹의 아들이에요.나는 그 아이에게 아무런 애정을 갖고 있지않아요.솔직히 말하면 그의 핏줄이 나의 뱃속에서 태어났다는게 수치에요.저는 더이상 그 아이를 보지 않을 생각이에요.잔혹하게 보일진 모르겠지만 전 그 아이가 하루 빨리 죽어서 저를 해방시켜줬으면 해요."

 

 

 

 1818년 어느날 밤

 

 "나, 전(前)신성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오스트리아 황제인 나 프란츠 2세는 프란츠 프랑수아 조제프 샤를 보나파르트에게 라이히슈타트 공작에 봉한다.그대는 이제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제국 귀족의 한 일원으로서 제국에 충성해야 할 것이다."

 

 "예 폐하,제국의 공작으로서 제국에 충성할 것을 맹세합니다."

 

 수여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박수가 울려퍼진다.

 

 옥좌에 앉아있던 황제가 웃으며 일어난다.

 

 "나의 사랑스러운 손자여,그리 딱딱히 굴지 말거라.이 모든 행사는 너를 위해 있는것이란다."

 

 "예, 폐하"

 

 황제는 가까이 다가가며 소년을 끌어안는다.

 

 "예..할아버지..."

 

 수여식 파티가 시작되고, 참석한 귀족들은 웃으며, 마시며, 춤추며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즐거운 분위기속 한구석에선, 오늘 작위를 받은 한 소년이 서 있었다.

 

 일부 귀족들은 그를 보며 소곤소곤 얘기를 하고있었다.

 

 "찬탈자의 자식이 작위를 받다니!이 무슨 가당치 않은 일인가!!"

 

 "살인자의 핏줄이라니!이 얼마나 더러운가!!"

 

 "비천한 출신의 자식이 제국의 귀족이라니!제국 귀족의 이름에 먹칠을 당하게 생겼군!"

 

 "하지만 저 아이는는 정말 착한 아이에요.그리고 그 아버지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어요.앞으로 크면 오스트리아의 영웅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여러분, 오늘 이 일은 그녀의 어머니 마리 루이즈의 재혼에 대한 보상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그러니 어떠한 편파적인 의견들을 내놓는 것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는 사이,그는 창밖의 어둠을 보고 있었다.

 

 그런 소년에게,모자를 쓴 한 소녀가 다가왔다.

 

 "저의 이름은 마리에요.라이히슈타트 공작에 봉해진것을 축하드려요."

 

 소년은 당혹스러웠다.할아버지 이외의 사람에게,개인적으로 축하받은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가..감사합니다...아..아가씨...제 이름은 나폴레옹이에요."

 

 그의 반응에 소녀는 미소지으며

 

 "공작께선 수줍음이 많으시군요.그런면도 나쁘진 않아요."

 

 나폴레옹은 어색해 하지만 마리는 무언가를 내민다.

 

 "선물이에요."

 

 그것은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작고 긴 걸수있는 유리병이었다.나폴레옹은 조심히 받으며

 

 "고..고마워요.."

 

 "목에 거시는게 좋아요.그리고 언제나 그곳에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시는 것을 넣으세요"

 

 그리고 나폴레옹과 마리는, 파티가 끝날때까지 즐거운 대화에 열중했다.

 

 파티가 끝난후 나폴레옹은 말했다.

 

 밝은 미소와 함께.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1821년 5월 5일 저녁

 

 노을이 지던 무렵

 

 마차가 대기해 있으며 여러명의 수행 하인들과 그 너머로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어느 극장으로 갈까요?"

 

 "오페라 극장이 좋겠어요.전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보고싶어요."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아가씨.."

 

 소녀가 수줍어 하며 마차에 오른다.

 

 소년도 오른 후 마차는 출발한다.

 

 마차가 달리던 도중 멈춰 선다.

 

 소년이 밖을 보던 도중 마차 앞을 가로막고 있는 한 신사를 보았다.

 

 "무슨 일이요?"

 

 "나는 내 딸을 되찾아가길 원하오."

 

 나폴레옹이 내리며

 

 "마리를 말하는 것이오?"

 

 "그렇소.나는 내 딸이 당신과 함게 있는 걸 원하지 않소"

 

 마리가 서둘러 내리고 신사를 향해서

 

 "아버지! 저는 이 분과 함께 있고 싶어요! 그러니 절 내버려 두세요!"

 

 신사가 다가와 마리의 팔을 붙잡고 끌며

 

 "아니! 너는 나와 함께 가야한다! 너를 기다리는 다른 많은 귀족들이 있어!"

 

 나폴레옹이 나서며

 

 "그만두시오! 황제의 외손(外孫)으로서 그만둘 것을 명하오!"

 

 신사는 물러서지 않고 무언가의 신호를 보낸다.

 

 사방에서 숨어있던 일단의 병사들이 나타나 일행을 포위한다.

 

 "이 일이 커져서 당신에게 좋을 건 하나도 없소.당신이 황제의 외손(外孫)이기는 하나 아무런 지지기반이 없질 않소?그런 자의 명령은 따를 수 없소.그리고 만나는 건 허락하지 않겠지만, 편지는 허용하겠소."

 

 그렇게 말하며 신사는 마리를 끌고 사라져간다.

 

 나폴레옹은 아무 말 없이 마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얼마 후

 

 나폴레옹은 2통의 편지를 받았다.

 

 "공작 전하,저희 아버지의 무례함을 용서하세요.아버지께선 저에게 부유한 남편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게세요..그리고 저 또한 신부 수업을 위해 다른 남자분과의 접촉도 금지당할것 같아요.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연락일지도 모르겠군요..하지만 걱정마세요..언제가 됐든 우리는 함께 있을거에요.."

 

 "공작 전하의 생부(生父)이신 전(前) 프랑스 제국 나폴레옹 1세께서 1821년 5월 5일 새벽 5시에 서거하셧음을 알려드립니다."

 

 나폴레옹은 말했다.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1828년 어느 날 아침

 

 나폴레옹은 티롤 연대의 대위로 아버지와 같이 군대에 입대하였다.

 

 그의 휘하에는 프랑스인 '뮈롱'과 '쥐노'가 있었다.

 

 그는 그들을 늘 가까이하며,아버지 나폴레옹 1세에 대한 탐구로 나날이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그는 아버지에 대해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뮈롱이 말하길

 

 "나폴레옹 황제께서는 프랑스에 둘도없는 역사적인,그리고 위대한 인물입니다.샤를마뉴 대제와 앙리4세라는 옛 인물들이 아닌 근대의 혁명적인 황제이십니다.프랑스의 민중을 위해 많은 사업을 벌이셧으며 그 분의 위업으로 인해 프랑스 혁명의 사상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전 유럽에 퍼질수 있었습니다.이 일로 인해 전 유럽의 역사가 바뀌려하고 있습니다."

 

 쥐노가 말하길

 

 "나폴레옹 황제께서는 분명히 역사에 기록될 정도의 분이십니다.하지만 그분의 정복전쟁은 잘못되었습니다.그 분의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피해를 보았으며 불필요한 전쟁으로 인해 오히려 유럽에 혼란만 가중시켰습니다.그 분의 황제 즉위식은 헛된 욕망이며 스페인과 러시아로의 침략은 잘못된 정복욕의 발현입니다."

 

 그들의 말을 듣고 나폴레옹은 잠시 고민한뒤 말했다.

 

 "나는 둘의 의견을 인정하네.어느 한쪽도 옳지도,틀리지도 않았어.다만 나는 나의 아버지이기에 조금 편견이 있을수도 있어.어찌돼었든 나는 이렇게 생각하네.신의 원대한 사업의 일부로 나의 아버지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이야.혁명의 불씨가 퍼진 지금, 세상의 공기가 바뀌고있어.이곳에선 절대적인건 없지.천년 제국 로마가 멸망한것도, 후계인 신성로마제국이 멸망당한것도 말이야..

 

 황제와 왕들의 권위가 흔들리는 이날, 한번 왕족의 피를 맛본 평민들은 언제 어떻게됐든 들고 일어날거야.물론 평민들이 자력으로 그럴순 없겟지.그들의 뒤에는 늘 부르주아들이 있으니까..

 

 평등을 주장하는 평민들은 귀족과 부르주아,평민이라는 구분을 하질 못해.그들은 언제나 압도적인 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들만이 절대적이라고 믿는거야.그러면서도 그들사이의 내분은 끊임없이 일어나겠지.

 

 아버지 나폴레옹은 그들은 한군데로 뭉쳐 프랑스의 황제가 됀거야.얼마나 위대한 일인가말이야? 분열을 일삼는 자들을 뭉치기 위해선 대화와 타협만으로는 안돼.늘 강력한 힘이 필요하지.그 힘을 평민들은 절대로 인정하려 들지 않을거야.그들에게 있어 한 사람의 절대적인 힘은 분열 일삼기 좋아하는 그들을 뭉치게 하기 떄문이지.

 

 일례로,분열되있던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들이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에게 정복당한뒤 서로 협력하여 페르시아 정복이라는 위대한 사업을 달성했지.자신들 이외에는 야만족이라고 부르던 지성(知性)의 민족인 그리스인들이 야만족들게 굴복하다니..

 

 알렉산더 대왕과 아버지 나폴레옹의 공통점인 빠른 정복과 빠른 멸망,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우리같은 사람들이 '이거다!'라고 할순 없겟지.다만 그저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일뿐이야.

 

 결국 나는 인간의 운명론을 믿는다고 말할수밖에 없어.보이지 않는 신의 섭리와 신을 거부하는 무신론자들의 이기적인 발상들이 서로 맞물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밖에는 말이야."

 

 그가 말을 끝맺자 뮈롱과 쥐노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재빨리 자신들의 주장을 펼쳐놓았다.

 

 그날 하루가 끝난 후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라고 말한뒤

 

 쓸쓸한 뒷모습을 남기며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1830년 7월 혁명 중

 

 어느 한 무리가 나폴레옹을 뵙기를 청한다고 한다.

 

 방문을 허락하자 그들 중의 대표인듯한 사내가 나와 말하기를

 

 "나폴레옹 1세의 아들이시자 로마왕이신 전하께 인사올립니다."

 

 나폴레옹은 거북해하며

 

 "나는 더이상 로마왕이 아니네 그리고 자네들한테 로마왕이라고 불릴 이유도 더이상 없어"

 

 사내는 한발 앞서며

 

 "아니요.전하계서는 우리들의 영웅이 되실분이십니다.아버님과 같이 우리 프랑스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울분이십니다!"

 

 나폴레옹은 고개를 흔들며

 

 "아니, 나는 프랑스의 영웅이니 황제니 하는건 필요없네.다만 일신의 안락을 원할뿐이야.그러니 더이상 시간 낭비 하지 말고 돌아가는게 좋을 것이네"

 

 사내는 물러서지 않았으며 나폴레옹은 거절할 뿐이었다.

 

 결국 그들은 떠낫고 나폴레옹은 함숨쉬며 말했다.

 

 "나도 아버지와 같이 돼고싶지만...."

 

 그리고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1831년 7월 혁명 이후 어느 날

 

 이탈리아 중부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폭동의 저지를 지원하기 위해 나폴레옹과 뮈롱과 쥐노는 중부 이탈리아로 향했다.

 

 과거 로마 제국의 심장부이자 풍요로움의 상징이며 교황의 마당인 이탈리아를 둘러 보며 나폴레옹은

 

 "모든 것이 사라져도 이곳의 중심부는 반드시 남아있을 것이다."

 

 그는 한개 부대의 지휘권을 이양 받아

 

 강 건너의 폭도들을 진정시킬 방법을 강구했다.

 

 "포병대의 지휘는 쥐노가 하며 첫번째로 나간다.보병대의 인솔은 나와 뮈롱이 한다.포병대가 발포한뒤 보병대가 다리를 건넌다."

 

 모든 준비가 갖춰지자 나폴레옹은 공격을 명했다.

 

 포병대의 사격이 시작되고, 보병대가 강을 건너기 위해 대기하고 있을 무렵

 

 두려워하고 있는 뮈롱에게 나폴레옹이 다가가

 

 "뮈롱, 두렵나?"

 

 "예! 전하.."

 

 나폴레옹은 뮈롱의 얼굴을 한번 쳐다본 뒤, 적군에게 돌격했다.

 

 뮈롱과 부대가 뒤따르며

 

 적들의 사격이 시작돼고

 

 주위의 아군이 쓰러져도

 

 돌격을 감행해 나아가던

 

 나폴레옹의 앞에 뮈롱이 나선다.

 

 그리고 쓰러진다.

 

 나폴레옹은 멈춰 앉아 뮈롱을 보며 끌어안았다. 계속 공격을 명했다.

 

 아무 말도 없었다.

 

 4발의 총탄을 맞은 뮈롱은 장엄한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 말하려는듯 했지만

 

 결국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다.

 

 결국 폭도는 해체됐지만

 

 나폴레옹은 큰 손실을 입었다. 뮈롱의 죽음은 그에겐 너무 큰것이었다.

 

 쥐노가 떠났다.

 

 그는 결국 반(反)보나파르트의 일원이 되어 나폴레옹 황제의 업적을 깍아내리는데 일조하다 결국 미쳐서 죽어버렸다.

 

 

 1832년 7월 22일 저녁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쇤브룬 궁전, 예전 나폴레옹의 거처

 

 침대에 사내가 누워있다.

 

 그 옆에 한 하인이 있다.

 

 하인은 사내의 손을 움켜잡고 있었다.

 

 고통에 신음하던 사내가 감고 있던 눈을 떳다.

 

 "HELL.....ARMY....."

 

 그리곤 약간 미소를 지으며

 

 "말을 가져와, 난 아버지에게 가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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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활동하던 카페에서 내가 쓴 글들 보며 추억을 떠올리다가 


 2010년 2월 15일, 20살에 군대가기 6개월전;;시기에 소설이랍시고 쓴걸 발견했다..


 추억이다.. 옛날엔 폐인으로 살았지만 카페 활동이란거에 재미가 들려있던 시기라..


 지금 보면 아주 닭살 돋는 글들이 많다..


 뭐 몇군데 활동 안하긴 햇지만 호평 해준 세 분이 계신데, 당시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지 감사합니다 답글도 없었다. 음...


 뭐 어쨋든 추억 생각나다보니 지금은 연락이 끊기 그 많던 사람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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