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 -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우리의 세상에는 60억 인구와 200개의 나라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강대국들과 신흥산업국, 제3세계로 불리는 세계로 나뉘어진다. 황인종과 백인종, 흑인종들이 모여살며 민족을 이루고 자신들의 꿈과 지식을 전수하였다.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와 아프리카, 북극과, 남극같은 지역적 구분들은 세계화의 여파로 그 경계가 허물어졌으며 지구 반대쪽 사람과도 빛의 속도로 실시간 통신을 할수 있다. 세상은 극도로 가까워졌으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는 그만큼 멀어졌다고 한다.
인터넷을 뒤지다보면 누구나가 다 모두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개시켜 자신의 논리를 이루어 나간다. 다른 사람들은 방관하기도, 맞붙어 싸우기도 한다. ‘
‘나는 당신이 누군지는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누군지, 어디에 사는지 찾아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매순간, 매초마다 죽어가고 태어나고 있다. 그들의 인생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알고싶은 것은 무엇일까?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추억들이 있다. 그것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그 가족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다가 끊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불멸은 인간이 꿈에 그리며 갈망하는 것, 어쩌면 급격한 지구적 변화 혹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지구 인류가 멸종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초갑부들은 잘만 살아남을지도..
허나 그것도 운명의 한 길이니까 들이닥치면 받아들여야한다. 그렇겐 안되지. 나는 살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살아서 내가 누군지 나의 이름을 역사라는, 장엄한 인류사의 기록에 남기고 싶다.
역사에 기록되는 것은 극소수의 사람들이다. 너무도 극소수의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들어갔을까? 그 사람들의 가계도는 끊기고 그들의 기억도 잊혀진다. 완전한건 없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너무나도 두렵다.
사람들은 현재를 중시한다. 열심히 살아도 모자르단다. 그렇게 살아도 힘들다. 그런데 옆집 아저씨는 좋은 차 타고 다니고 레스토랑에서 외식도 한다. 부럽다. 그런데 뭔가 싫다. 나는 이런 사회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다. 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죽고 싶지도 않다. 나는 뭘 해야할까?
소위 ‘역사책’과 이런저런 책들을 10년동안 몇권 읽어보았다. 사실 거창하게 말해도 실질적인 권수와 시간의 투입량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터다. 사실 어지간한건 ‘봤다’는 기억은 있어도 이해하진 못했다. 그저 읽었다. 그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사람들이 좋았다. 그들은 이미 죽었으니까 얼마든지 이야기를 바꿔도 상관없다. 누가 상관이나 할까?
진실과 거짓, 진리를 추구하는 수많은 길들에서 우리는 헤매인다. ‘너는 누구냐? 나는 나다.‘
온갖 지식과 더불어 기만이 싹터있다. 나도 내가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그냥 믿어라. 그럼 편하다.
‘믿지 않으면 죽을 뿐’
셀수 없이 많은 고대의 이야기들은 나에게 한가지 궁금증을 제공해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시대밖에 확실히 할수 없다. 사실 그나마도 불완전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이 없었다고 말할수 있을까?’
얼마간 깨어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대부분 ‘중간자’의 입장을 취하길 좋아한다. ‘선과 악’ 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에서 벗어나 조금 더 중재적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란다.
삼국지를 좋아했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란다. 그런데 꼬였다. 3개로는 나눠졌는데 계획대로 되질 않았다. 왜?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그럴땐 역사적인 사실만 논하면 된다.
태초의 우주를 상상해보란다. 그런데 아는게 없다. 빅뱅이란다. 우주는 구슬치기 할때의 구슬정도의 우주에서 폭발했단다. 우주관련 영상들을 보면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정말로 별들의 대해를 정복하고 싶다. 그런데 갈수가 없다.
나는 언제나 몽상가로, 현실에 부응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행세해왔다. 그럴 때 상상력은 나의 큰 힘이 되었다.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만화를 보고 만화책도 봤다. 이런저런 세상들을 접해본다. 세상은 정말로 넓고 그 너머의 세상도 정말로 넓다. 상상력에는 끝이 없단다.
인류의 진화는 진화 시기의 인류가 보편적인 바램을 달성할 때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하늘을 날고 싶었고 지금은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별들을 올려다봤지만 이제는 내려다본다. 옛날 사람들이 지금 시대를 보면 어떻게 될까?
상황극 시작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하나씩 하나씩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를 가둔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를 감시하지만 건드리진 않는다. 조금의 물과 식량만을 던져놓고 갈 따름이다.
오래지 않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불려간다. 그리곤 돌아오지 않는다. 모두가 수군댄다. ‘살해당한게 분명해!’ ‘어쩌면 풀어준걸지도 몰라!’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무엇하나 확실하지 않다. 그들이 아무말도 안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폭동을 일으킬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양복쟁이’들로 나름대로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모두 함부로 선뜻 나설수 없다. 모두 자기 목숨은 소중한가보다.
그저 정해진 운명에 맡기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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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모두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그들은 모두 책임자들로서 각자 고유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세력들이 있고 상호 견제와 암투를 반복한다. 그러나 모두 하나의 조직 아래에 있을 따름이다.
총책임자는 그 와중에 무뚝뚝하다. 그는 무기력해 보이고 허공을 바라볼 따름이다.
“이 사건은 강경진압을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또 일어날테고 그땐 겉잡을 수 없는 파국이 일어날 거요! 우리의 위신과 앞으로의 일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질들을 살리기 위해 무슨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합니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아까워서 이러는 겁니까? 당신 가족들이 그런 상황에 빠지면 똑같이 말하시겠습니까?”
일부 책임자들은 갈피를 못잡고 있는지 아니면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하는지 고민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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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겐 온갖 수식어가 달라붙는다. 원숭이, 사회적 동물, 만물의 영장류,,, 그러나 인간만큼 불완전하고 위태위태한 것도 없다. 한낱 100년의 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인간이 알지 못하는 세계로 떠나는, 너무나도 약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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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운명이 내가 바라는 삶을 살수 있는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이상황은 도무지 그런 것에 도움이 될거같지 않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는 ‘운명의 여신’의 이름아래 내가 행하는 모든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박차를 가해왔다.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세상은 내가 정복해야할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제.. 난 포로의 신세다. 지금까지 수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이 있어보였지만 ‘운명의 여신’이 도와주기라도 하듯 만회되거나 정말 최악의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정말로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 도망치고 싶다. 폭동을 일으켜서 그 사이에 빠져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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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확실한 안전의 방법은 불안전을 제거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점차 강경대응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으로 기울어가고 있다. 그들은 모두 ‘적’들의 완전한 소멸을 바라고 있었다. 자신들의 안전은 자신들의 확고한 대책으로서만이 확립된다고 믿는다. ‘피는 피를 부른다’는 금언은 소용치 않다. 인류는 지금껏 그 소용돌이속에서 헤매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직의 길이 잡혀지기 시작한 이상 더 이상의 반대 의견은 소용이 없었다. 그들 또한 가능하다면 자제할 것이다.
‘우리가 입을 다문다면 그 누가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말하려 들겠는가?’
총책임자는 어쩌면 졸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토의 끝에 결론이 내려지기 시작하자 그는 말했다.
‘우리 모두의 안전과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나는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 문제의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저는 총책임자로서 이러한 위기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부정되지 않습니다. 부정되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들부터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책임과 권한을 쥔 사람으로서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위하여, 인류 사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맡은 역할이 있습니다. 그 일을 행할 때는 마땅히 우리 자신조차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허나 우리 또한 인간입니다. 약해질때도 있고 두려울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치른 죗값을 달게 받을 때도 올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그 때가 오기 전에 우리는 대비해야만하고 또한 해야했습니다. 이미 너무 늦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모두가 보다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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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고도로 산업화되고 정보화되었으며 복잡 다양하다. 누구나가 모두 무엇이든 가지고자 하면 가지고, 알고자 하면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되어진다고 말한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고도 한다. 그러나 항상 같은 일이 반복되는데도 그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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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량을 주러 온 병사에게 조심스레 접근해 보았다. 그러나 두려워서 말을 걸수가 없었다. 주위 사람들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무언가 기분이 이상해지고 발이 무거워져 움직일수 없었다. 그냥 이대로 아무것도 할수 없어야 하나?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것일까? 도전하지 않으면 시작도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할수 있을까? 말을 걸어서 뭘 어떻게 하지? 그 다음엔? 무언가 안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함부로 시도할순 없을 것 같다. 나는 나의 자리로 되돌아 왔다. 이번 일도 결국 ‘운명의 여신이 모든 것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줄것이라고 믿을 수밖에는 도리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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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발을 한발짝 앞으로 내딛을 때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나 변화가 두렵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사람도 있다. 도전 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은 결국 달을 탐사했으며 달에 찍힌 인류의 첫발자국은 그 장대한 시작을 알리는 좋은 내딛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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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시작된 이래, 인간은 투쟁을 멈춰오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서로를 미워하는만큼 사랑하고 증오하는만큼 갈망하였습니다. 그러한 상호작용들은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알려줄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는 우리의 소중한 생명들을 잡고있는 자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많은 의견이 나왔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논리들이 있었습니다. 유사 이래 인류의 모든 것에 통달했다고 자부하는 자들의 모임이었습니다. 그리고 회의는 그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번의 선례가 무수히 많은 사건들을 불러 일으키는 이 시대에, 우리는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것들을 배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는 모든 분들이 받아들이실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주십시오. 이 결정은 보다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회의의 결정입니다. 저는 총책임자로서 이번 결정을 존중하여 일련의 사태들의 뿌리를 뽑을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나 그들의 피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 살아남은, 뒤에 남은 자들의 의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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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해결되었으나 모두 죽었다. ‘적’들의 술수였는지, 아니면 작전의 실패인지, 정말 모두가 죽었다. 실날같은 희망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모두가 그 결과에 허탈하였다. 강경 해결을 시작한 이상 살아남을 가망은 없었지만 말이다.
얼마 후 총책임자가 실종되었다고 한다. 항간에서는 총책임자가 사건의 책임을 지고 도주한 것이라고도 하고 우을증으로 바다에 투신했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는 결국 총책임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 우리를 이끌지 못했다. 우리를 저버렸다. 숨었든 죽었든 그는 더 이상 우리의 총책임자가 아니다. 그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잊혀진 과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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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나?”
“예, 이번 작전은 종료하였습니다..”
“좋아, 그럼 다음 일을 시작하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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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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